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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관련정보
[식물관리] 제주 환상숲을 가득 덮은 식물 송악덩굴
  • 유자꽃 파트너스회원
  • 2021.09.02 15:47 조회 435

제주도 돌담을 초록으로 가득 덮고 있는 식물이 있다. 송악덩굴이다. 서양의 아이비라면 잘 알면서 우리의 송악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분포하는 송악은 아이비와 같이 두릅나무과의 상록성 덩굴식물이다.



송악덩굴

별다른 관리 없이도 잘 자라고 겨울 내내 푸르르기에 송악이 무성한 제주 겨울은 삭막하게 보이지 않는다. 돌담이나 나무마다 초록으로 덮고 있는 송악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나 또한 어릴 적부터 이 식물을 많이 봐 왔다. 식물에는 관심이 없었고 송악 열매만 기억이 난다.

굵기가 다른 대나무 가지를 잘라다가 ‘폭총’을 만들고 놀았다. 굵은 대나무의 빈 공간에 얇은 대나무를 넣고는 그 안에 열매를 놓아 쏘아 올리면 마치 총처럼 앞으로 뻗어나간다. 그때 비비탄처럼 쓰이던 것이 이 열매다.



팽나무(제주어:폭낭) 열매로 쏘는 총이라 폭총이라고 하지만 내 기억에 우리는 늘 송악 열매만 사용했다. 작은 팽나무 열매에 비해 크고 단단해 제법 타격감 있는 탄알 같았고, 열매를 집어넣고 쏘면 ‘퍽, 퍽’ 소리가 나는 것이 아이들을 신나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송악의 열매 이름이 ‘폭’인 줄 알고 자랐다. 그 식물이 송악인 줄은 숲해설가 일을 하면서야 알게 되었다.


송악덩굴은 어릴 적 뿌리가 뻗는 덩굴 형태의 잎 모양과 나무처럼 목질이 된 후의 잎 모양이 다르다.

뫼산 모양으로 갈래진 잎이 익숙하다면 ‘시에 따이(제주어:도시 아이)’고 둥그런 잎이 익숙하다면 ‘초네 따이(제주어:촌 아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카페에서 키우는 아이비 형태가 익숙한 도시 사람과 제주 돌담을 덮고 폭총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시골사람이 기억하는 송악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도 그렇겠지만 식물은 더욱 자신이 사는 환경에 따라서 모습이 달라진다. 같은 식물이라도 흙의 성분이 다른 곳에 심으면 꽃의 색이 바뀌기도 하고, 햇빛과 습도의 차이나 혹은 적이 누군지에 따라서도 잎 모양과 줄기가 전혀 달라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환상숲에 있는 송악덩굴은 원숭이 꼬리처럼 잔뿌리가 털처럼 보이는 줄기도 있다. 태풍에 떨어진 줄기가 공중에 있는 습기라도 얻으려고 뻗어나가는 모양새다.

어떤 이들은 흉측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식물이 왜 그렇게 변할까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면 대부분이 ‘살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내려고 하는 억척스러운 생명력이 숲의 푸르름을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나는 송악을 설명할 때 꼭 이런 말을 덧붙인다. “변하는 것에 슬퍼하지 마세요.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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