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화훼작물 재배 위한 고품질 균일묘 확보·증식해야
-국산 화훼품종 종자 번식전 증식단계부터 점검 강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전 세계 경제가 장기침체에 놓여 있다. 특히 화훼산업은 졸업, 행사, 공연 취소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경제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의하면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절화(자른 꽃) 거래량은 1천 681만 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화훼산업이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이다.
화훼작물은 대부분 줄기나 구근(알뿌리) 등 영양체를 번식 재료로 사용한다. 따라서 건강한 화훼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균일한 묘를 확보하고 증식하여 보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묘를 이용하여 번식하고 종묘로 육묘하면 묘 손실률은 20∼50%에 달하고, 개체간의 생육차이가 생기며, 꽃 피는 시기 또한 불균일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개체 간 꽃색과 꽃모양, 그리고 꽃 크기 차이가 발생해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생산품의 수량과 품질이 낮아지면 저가 생산품으로 이어져 농가 수익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물론 우리나라의 화훼시장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작은 규모이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국내 화훼 품종 개발로 2000년대 이후에는 많은 품종이 육성되었다. 우리가 개발한 차별화된 품종은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아 보급률 향상을 이끌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등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좋은 품종을 갖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우수한 품종 개발과 더불어 재배관리기술을 가지고 안정된 품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세계 최대 화훼 수출국인 네덜란드의 사례를 살펴보고 화훼작물의 육종 및 유통 선진국의 비결이 무엇인지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는 생산성, 품질, 식품안전성 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화훼작물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낙틴바우(Naktuinbow)’는 화훼작물(절화, 분화, 화단류)의 종묘단계에서 안전성, 균일성,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기관이다. 육종가나 종묘회사를 위해 종묘 품질을 검정하고 번식재료를 선정하며, 번식의 전 과정과 생산단계별로 품질을 모니터링하고 홍보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 10대 원예작물에 팔레놉시스, 국화, 장미, 튤립, 나리, 거베라 6종의 화훼작물이 포함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도 우리 손으로 육성한 국산 화훼 품종의 종자, 즉 종묘를 대량 번식하기 전 초기 증식단계에서부터 품질을 점검하고 우수한 개체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선정된 우량 개체를 시작으로 안전성과 균일성을 갖춘 건강한 개체를 대량 번식하고 보급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농가에서도 재배를 위해 선택한 화훼품종의 우수성을 믿고 품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재배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농사의 반은 종자”라는 말이 있다. 국내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국산 화훼 품종이 해외시장으로도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국산 품종에 대한 육종과 더불어 검증된 우리 품종 종묘의 품질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수하고 균일한 종묘 보급은 국산 화훼 품종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재아<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출처 : 원예산업신문(https://www.wonyesan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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