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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특정 여대 거른다” 채용시장 퍼지는 괴담, 이대로 괜찮나
  • 해루미 브론즈 관리자
  • 2024.11.25 14:55 조회 108

직장인 커뮤니티서 ‘특정 여대 출신 지원자 채용 불이익’ 주장
준정부기관 이사장 논란 발언까지
“시민사회, 차별에 동조 말고 비판해야”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고 알려지며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과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부터 본격화된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 관련 시위 이후로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대학 출신 졸업자를 채용에서 배제하겠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우영 이사장이 “서울 ㄷ여대 출신들은 가능하면 걸러내고 싶다”고 발언했다가 비판받고 “적절치 못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채용 과정에서 특정 성별을 차별해도 된다는 식의 기조가 확산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공기업 인사담당자라며 “동덕여대 졸업자 불이익” 주장


지난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하반기 공채 때 동덕여대 지원자의 합격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국내 모 대기업에 재직 중인 것으로 인증된 글쓴이는 자신의 배우자가 같은 회사의 인사 부서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다며 “회의에서 대놓고 불이익이니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게 어떤 나비효과로 올지 팝콘각(어떤 상황이나 맥락을 재미있게 지켜본다는 뜻)이 나왔다”고 밝혔다.

블라인드는 이용자가 직장 이메일이나 명함 등으로 해당 회사에 다니고 있음을 인증해야 가입 및 게시글 작성이 가능하다. 해당 게시물은 24일 기준 삭제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다.


이런 글을 남긴 건 이 회사 소속뿐이 아니다. 한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인증된 다른 글쓴이는 동덕여대 시위 관련 글에 “인사팀의 필터링이 이미 시작됐다”는 댓글을 남겼다. 자동차 부품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인증된 또 다른 이용자도 “지금까지는 조용히 거르고 있었는데, 명분이 생겼으니 대놓고 거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출신지와 학력, 나이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한 공기업의 인사담당자라고 밝힌 이가 “동덕은 다 빼야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블라인드 채용이 명시된 기업이 아니더라도 특정 대학, 특히 성별을 이유로 채용에서 제외하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차별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반시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블라인드는 가입시 소속 회사 재직 여부 외에 담당 직무 등은 추가 인증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쓴 이들이 실제 인사 업무와 관련된 이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의 주장이 해당 회사의 채용 기준과 일치하는지도 미지수다.
“차별하겠단 공공연한 목소리만으로도 공포 효과…선 그어야”


그러나 특정 대학 출신을 이유로 채용에서 차별하겠다는 주장을, 자신의 소속 회사를 공개한 채 공공연히 펼치는 기류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블라인드에 올려진 동덕여대 채용 차별 주장 글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요청하거나 고용 성차별 신고를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 특정 대학과 성별을 차별하겠다는 목소리가 확대되는 것만으로 집단에 처벌 또는 공포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이런 채용 차별 발언은 동덕여대 학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기 위해 행사했던,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김 교수는 그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대학생에게 가장 간절한 ‘취업’을 볼모 삼아 세상을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한 처벌을 주겠다는 심리라고 해석했다. 그는 “동덕여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대학생들 역시 비슷한 행동을 하면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며 “직장 경험이 있는 사회의 선배들이 미래 세대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나 소통의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윤김 교수는 특히 비록 익명의 개인이 남긴 발언일지라도, 비이성적인 기조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사회가 분명히 선을 그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익명이더라도 소속 회사를 밝힌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회사의 공적인 가치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시민사회도 개인이 채용 과정에서 차별 행위를 하겠다는 말에 동조하거나 환호할 것이 아니라, 미성숙한 의견에 대해서는 정당한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대학 출신을 이유로 채용에서 차별하겠다는 주장을, 자신의 소속 회사를 공개한 채 공공연히 펼치는 기류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블라인드에 올려진 동덕여대 채용 차별 주장 글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요청하거나 고용 성차별 신고를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 특정 대학과 성별을 차별하겠다는 목소리가 확대되는 것만으로 집단에 처벌 또는 공포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이런 채용 차별 발언은 동덕여대 학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기 위해 행사했던,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김 교수는 그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대학생에게 가장 간절한 ‘취업’을 볼모 삼아 세상을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한 처벌을 주겠다는 심리라고 해석했다. 그는 “동덕여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대학생들 역시 비슷한 행동을 하면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며 “직장 경험이 있는 사회의 선배들이 미래 세대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나 소통의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윤김 교수는 특히 비록 익명의 개인이 남긴 발언일지라도, 비이성적인 기조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사회가 분명히 선을 그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익명이더라도 소속 회사를 밝힌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회사의 공적인 가치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시민사회도 개인이 채용 과정에서 차별 행위를 하겠다는 말에 동조하거나 환호할 것이 아니라, 미성숙한 의견에 대해서는 정당한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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